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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 농촌 소멸위기 대안…지속가능성 확보 근거 필요

  •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2022-11-21
  • 조회수2152

‘농촌사회서비스법’ 입법 공청회 주요내용

정부, 활성화계획 3년마다 수립

서비스 제공 주체 지정도 가능

전국지원기관 재정 도움 필요

사회적농업 관련 인식 높여야

정책적 실효성 제고도 급선무


‘오일장 기능 상실 → 지역농협 통폐합 → 면사무소 소재지 한의원·약국 폐업 → 군내 버스 배차 간격 조정 → 식당 폐업….’

인구 1800명 남짓한 전북 진안군 마령면이 최근 30년간 겪은 변화다. 이곳 주민들은 이제 의료·문화·복지 같은 기본 생활서비스를 받으려면 군청이 있는 진안읍까지 나가야 한다. 마령면에 주소지를 둔 초등학생은 대개 5학년이 되면 읍지역 초등학교로 전학 간다. 이 사례는 극소수 지역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상황일까? 안타깝게도 전국 1169곳 면지역 대다수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근거법 필요 한목소리=농촌이 일자리·의료·돌봄 등 필수적인 경제·사회 서비스 부족으로 청년이 이탈하고 지역 자체가 소멸될 위기에 처하면서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현재 전국 83곳 사회적농장과 22곳 지역서비스공동체는 농촌 활력 저하, 도농간 서비스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후 5년간 농촌공동체의 연대와 협력으로 경제·사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제공하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사회적농장과 지역서비스공동체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주민 등이 주도적·자발적으로 경제·사회 서비스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법(농촌사회서비스법)’이란 긴 이름의 법이 그것이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올 4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섰고 법 제정 의지는 여전하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 의원이 주최하고 농식품부가 주관한 입법 공청회에선 정부·지방자치단체·전문가·농민단체·현장활동가 등이 참석해 법 제정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완해야 할 점들도 내놨다.

◆제정안은=정부가 농촌지역 공동체 기반 경제·사회 서비스 활성화 계획을 3년마다 세우도록 했다. 이를 위해 관련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도 시행하도록 했다. 시·도는 정부 계획에 따라 해당지역 서비스 활성화 계획을 3년마다 수립할 수 있다. 제정안은 정부와 시·도가 농촌 경제·사회 서비스 제공 주체와 사회적농장도 지정할 수 있게 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 주체는 ‘지역서비스공동체(지역공동체·특화공동체)’와 ‘사회적농장’으로 나뉜다. 지역공동체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과 민법상 비영리 법인·단체가, 특화공동체는 법인·단체가 아니라도 5인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다. 정부는 이들을 뒷받침할 ‘전국지원기관’을, 시·군은 ‘지역위원회’와 ‘지역지원기관’을 각각 지정할 수 있다.


◆보완점은=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률명에 있는 ‘농촌지역 공동체’는 사실상 지역사회를 의미한다”면서 “서비스 공동체인 지역공동체·특화공동체와 오인될 소지가 있는 만큼 ‘농촌 지역사회’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민철 충남 홍성 젊은협업농장 이사는 “농촌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 경제·사회 서비스를 개선하자는 점에서 기존의 농업·농촌 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의미가 큰 법안”이라면서도 “농촌이 과소화한 현실에서 전국지원기관·지역지원기관·지역위원회에 과연 누가 들어가 활동할 것인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고 말했다.

이철규 전북도 농촌활력과 생생마을팀장은 “농식품부 장관이 실질적인 운영 주체로서 전국지원기관 운영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이효진 전북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이사는 “협동조합이나 비영리단체로 서비스 제공 주체를 한정할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대상을 넓히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농민들조차 사회적농업을 잘 모르는 게 현실”이라면서 “관련 인식을 늘려나갈 수 있게 하고, 농식품부 사업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범부처 사업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보라”고 조언했다.

황주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법안에 ‘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많아 실행력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정책적으로 강조할 부분에 대해선 ‘해야 한다’로 바꿔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만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의 부족한 경제·사회 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은 전·현 정부의 공통된 국정과제”라면서 “오늘 나온 의견을 잘 수렴해 해당 법이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께 반드시 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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